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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설교

[고난주간 묵상] 2026.4.2 제5일 목요일/ 그 주간, 우리는 예수의 고난 곁에 머문다_심문하는 자와 심문당하는 자

남포교회 · 2026.04.02 · 박영선 · 조회 1

◈제5일_ 심문하는 자와 심문당하는 자 / 마27:11-26

예수께서 빌라도의 재판정 앞에 서십니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본래 신성 모독죄로 예수를 정죄했지만, 사형 집행권이 없었던 공의회는 그를 정치범으로 고소합니다. 유대인의 왕을 사칭했다는 것이죠. 빌라도는 이들의 악독한 술수를 간파하고 예수께 묻습니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그는 예수가 스스로 변론에 나서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네 말이 옳다’라고 짧게 답하신 뒤, 쏟아지는 고소 앞에서도 끝내 침묵을 지키셨고, 성경은 빌라도가 이를 크게 놀라워했다고 전합니다.

여기에는 깊은 역설이 있습니다. 참된 왕이신 분이 '왕을 사칭했다'는 죄목으로 정죄당하시고,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왕을 죽이기 위해 왕을 사칭했다는 거짓 고소를 꾸밉니다. 그 아이러니한 현장에서 예수께서 걸어가신 길은 오직 침묵이었습니다. 선지자 이사야의 예언대로, 도수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잠잠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침묵 앞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우리가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신앙의 자태를 확인하게 됩니다. 무지한 자들의 비난과 정죄와 손가락질 앞에서도 옳으나 옳음을 주장하지 않고, 힘과 능력을 과시하지 않고 그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잠잠히 그 모든 멸시와 천대를 감수하시는 주님의 모습은 우리의 모든 신앙과 삶의 현실 속에 펼쳐지는 억울함과 분함과 서러움에 대한 가장 실제적인 답이 됩니다.

이것은 사도 바울의 이러한 고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 1:18) 주님께서 침묵하심으로 오히려 주님의 왕 되심과 그 참된 지혜와 능력이 증거되었듯이 우리들에게도 동일한 길과 동일한 자리가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억울함과 분함이 오히려 우리의 신자된 정체성을 반증하고 있음을 확인하셔서 주어진 삶의 자리를 주님께서 보이신 순종과 겸손과 온유로 채우시기를 소망합니다.



◈출처◈
그림과 함께 하는 고난 주간의 묵상 with Sieger Köder's Art Works
《그 주간, 우리는 예수의 고난 곁에 머문다》
글 정창균
그림 Sieger Köder
(설교자하우스, 2026)

◈영상제작◈
목소리 황해원
녹음 조찬제
오르간 양라헬 (연주곡/찬송가149(통147), '주 달려 죽은 십자가')
제작 남포교회 예배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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